안녕하세요, 님!

저는 유난무브먼트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민영이라고 합니다.
점심은 맛있게 잘 챙겨 드셨나요? (아직이라면 끼니 거르지 말고 꼭 챙기셔요!)

처음 인사를 드리는 거라 떨리기도, 설레기도 하네요 :)

앞으로 유난무브먼트와 관련된 곳곳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실 거예요.😉

오늘은 제가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질문을 하나 들고 왔어요.

님은 혹시 “유난무브먼트는 왜 민주주의를 말하는 걸까?”, “민주주의와 좋은 어른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생각하신 적 없으셨나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엔 민주주의와 좋은 어른과의 관계가 사실 잘 와닿지 않았어요. '좋은 어른다움'의 가치와 필요에 공감해 운영팀으로 함께하면서도, 파운더가 제안한 민주주의라는 언어나 가치는 어쩐지 멀게만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최근 유난무브먼트 액티비티를 통해 『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라는 책을 읽으며,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발견한 기분이었어요.

이 책의 저자 최태현 교수님은 이 책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민주주의 제도가 오히려 사람들의 삶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짚으면서도, 민주주의의 회복을 제도나 정책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해요. 민주주의는 단지 헌법이나 국회, 다수결 원칙 같은 형식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슬픔을 함께 느끼고, 세상의 고통을 나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그 마음에서 출발한다고요.

그 말이 유난무브먼트가 추구하는 방향과 너무나 똑 닮아 있어서 놀랐어요.

유난무브먼트는 매 시즌, 멤버들과 함께 ‘좋은 어른’의 기준을 탐색하고, 키워드를 도출해서, 이를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제안하고 있는데요. 인정, 실천, 용기, 여유. 이 키워드는 결국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명의 어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어떤 태도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돼요. 그 고민은 곧 나의 삶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묻는 것이고, 내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이에요.

어쩌면 유난무브먼트가 말하는 ‘좋은 어른’은 곧, ‘민주주의의 마음’을 가진 사람 아닐까요?

『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에는 마음에 깊이 남는 문장들이 참 많았는데요. 왠지 좋은 책을 읽고 싶어지는 봄 날씨가 찾아오고 있으니, 님을 위한 랜선 책갈피 몇 개를 꽂아둘게요. 😉

🔖 타인과 세계, 특히 주류적 논의로부터 가려진 세계를 이해하고, 강력한 리더에 의존하기보다 민주적 책임을 나누어 지며, 운명과의 화해를 시도하고, 작은 자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마음을 배양하는 길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이 세상뿐 아니라 우리 자신이 역설적 존재입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습니다. 깊이 뿌리내린 문제들을 한걸음에 풀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이들을 조심하고, 풀 수 있으리라는 지나친 열정을 삼가고,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다음 한 걸음을 선택하는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작은 자들이라는 표현은 우리의 희망의 근거를 거대한 사회 구조나 제도에서 찾기보다 실제 살아 숨쉬는 사람들, 작게 나누어진 삶의 공간에 기반한 권력과 기술 같은 데서도 찾고자 하는 지향을 내포합니다.

🔖 전자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을 우리의 마음에서 다시 찾아보자는 것이고, 후자는 사회적/정치적 존재의 단위를 이상적인 개인이나 문제해결자로서 국가가 아닌 삶의 기본 단위로서 작은 공으로 재구성해보자는 것입니다.

🔖 우리는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거나 소용없는 듯 보일 때도 우리의 일을 해나가는 것, 그때에 우리 내면에도 역설과 악이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절망과 희망은 사실 함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 여러분 안에 있는 공공성을 지향하는 마음의 불꽃을 소중히 여기고 결코 꺼지지 않도록 간직해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타인과 공익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지니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특별한 마음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민주주의의 첫번째 집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묻는다. 우리는 공정할 수 있는가? 우리는 너그러울 수 있는가? 우리는 단지 생각만이 아니라 전 존재로 경청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의견보다는 관심을 줄 수 있는가?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용기있게, 끊임없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동료 시민을 신뢰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가?(테리 템페스트 윌리엄스)

이 문장들을 읽으며, 유난무브먼트가, 그리고 이 무브먼트에 동참하고 있는 유난피플이 자주 떠올랐어요.

평범하지만 특별한 질문을 품고, 오늘을 다정하게 살아내는 사람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책임지는 태도, 그리고 내가 구할 수 있는 만큼 구하겠다는 마음. 이건 우리가 함께 해오던 모든 일들의 출발점이기도 하죠.

민주주의라는 말이 멀게 느껴졌다면, 내 일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잘 모르겠었다면, 이 책을 통해 내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꾸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땐, 유난무브먼트가 제안하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이야기들을 가이드 삼아 함께 걸어봐요 !

함께하면 더 쉽게,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요 -🌱